미래 사회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 바로 로봇이다.
과거에는 공장에서 사용하는 제조 로봇 개발에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비스 로봇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 인간 삶 속에서의 로봇이 중요해진 것이다.
외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서 작동하는 기계장치를 로봇이라고 정의한다. 아톰·터미네이터·아이로봇 등 영화에서 본 캐릭터가 익숙할 것이다. 로봇이 우리 삶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주 브라운대에서 뇌졸중 전신마비 환자가 로봇 팔로 커피를 마시는 데 성공했다.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로 로봇 팔을 구동한 셈이다. 신경 신호를 컴퓨터로 해독하고 로봇을 작동했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로봇 슈트를 입고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다. 균형 변화 감지 신호를 배낭에 있는 컴퓨터로 보낸 후 다리에 부착된 모터가 구동하는 원리다.
세계 각국은 로봇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매년 로봇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국내 로봇 시장은 1조8000억원 규모를 기록했고, 서비스 로봇 시장은 전년보다 세 배 성장한 2700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로봇 기업 중 90% 이상이 중소기업인 점은 한계다.
로봇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소프트웨어·콘텐츠뿐 아니라 플랫폼 부문에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앞으로 로봇 안정성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본다.
2004년 정부는 처음으로 지능형 로봇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이후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로봇 산업 촉진법을 제정했고 매년 실행계획을 만들어 정책을 펴고 있다. 지식경제부 내에 로봇산업과가 생겼고 기관 및 협의체도 만들어졌다.
2003년 우리나라와 미국은 로봇 부문에서 4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존재했으나 지금은 2년으로 축소됐다. 지난해부터 지경부는 로봇 보급 시범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31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인력 양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초중고에서 로봇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내년에는 로봇 마이스터고도 지정된다. 8개 대학에 로봇 연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부는 최근 새로운 중장기 로봇 산업 전략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는 제조·서비스 로봇에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로봇 기술이 융합된 영역까지 포함할 계획이다. 그동안 없던 로봇 시장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시장을 더 키우고 해외에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R&D 부문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투자를 단행할 것이다. 동반성장과 인력 양성도 달성할 수 있도록 검토할 방침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