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생 창업동아리 모임이 결성된다. 29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학생창업 페스티벌에 맞춰 `전국학생창업네트워크(SSN:Student Startup Network)`가 공식 출범한다.
전국 43개 대학교에서 결성된 64개 창업동아리가 회원으로 참여한다. 전국학생창업네트워크는 공식 출범에 앞서 지난 19일 서울대 연수원에서 창립총회와 함께 워크숍을 개최했다. 학생창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수왕 소셜네트워크 대표와 오덕환 서울 엔젤스 대표를 초청해 창업 성공의 통찰력을 들었다.
그동안 대학교 창업동아리 전국 모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결성된 모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시기적으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청년창업이 국정과제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때 출범했다는 점에서 활동을 눈여겨볼 만하다. 또 자신의 꿈에 강한 믿음과 열정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설립되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 활동이 기대된다.
얼마 전까지 `창업대학생연합회` 또는 `학생벤처네트워크`라는 비슷한 이름으로 전국 규모의 창업동아리 모임 활동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연속적 활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청년창업에 대학 창업동아리 활동은 상당히 중요하다. 학생창업에 관심을 높이고 창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대학 창업동아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미흡하기 짝이 없다. 수적으로도 그렇고 활동 면에서도 내세울 게 별로 없다.
현재 전국 276개 대학 가운데 창업동아리가 있는 대학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치공간을 가지고 있는 창업동아리는 손에 꼽을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에서 창업준비 모임을 갖기 위해 최소한의 경비를 지원받는 동아리도 거의 없다. 미국 기업가정신전문대학인 뱁슨대학이 창업학생 그룹에 소규모 초기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상황은 최악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문제는 대학생 창업 실태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MB정부 들어 전국 132개 대학교에서 모두 253개 기업이 창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대학에서 두 개 정도의 학생창업이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여러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과 교수가 학생창업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창업동아리 활성화로 학생창업을 촉진하는 것보다 성공 가능성 높은 교수와 외부 창업자를 중심으로 한 창업보육에 더 관심이 많다.
창업동아리가 다양한 학생들이 `창업`이라는 같은 뜻을 이루기 위해 만든 모임이므로 창업 준비를 위한 공간 확보는 필수다. 멘토링, 컨설팅, 법률, 세무 등 창업에 필요한 각종 정보 공유는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소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에 출범하는 전국학생창업네트워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아직까지 전국 대학 창업동아리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서울대·연세대·영남대 등 일부 선도대학 동아리 회장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긴밀한 유대관계 유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어 그 활동이 상당히 희망적이다. 또 교과부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을 추진하면서 창업동아리에 자치공간과 최소한의 경비를 지원하는 것 등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어 SSN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병희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본부장 phchoi@koe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