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실리콘밸리에 진출하려면

[미래포럼]실리콘밸리에 진출하려면

지식경제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최근 소프트웨어(SW) 해외진출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히 관심이 간 세션은 어떻게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철저하게 실리콘밸리인이 되라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실리콘밸리인이 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원하는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로 거듭나려는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 하기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전문가나 전문기관을 적절히 이용하라고도 했다.

4월에는 SW 벤처인의 가슴을 뛰게 할 만한 뉴스가 있었다. 얼굴인식기술로 알려진 국내 SW 벤처가 글로벌 기업에 인수돼 글로벌 기업의 국내 연구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 신화를 국내에서 이뤄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첫째는 원천기술력 확보다. 시장에서 검증을 받았다. 이를 지원하는 인력군을 확보하고 있었다. 카메라 렌즈로 들어오는 정보를 분석해 얼굴 위치를 파악하는 원천기술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국내외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그 과정에서 60여개에 이르는 특허도 취득했다.

둘째는 기술자체의 미래 가능성에 따른 가치 확보다. 지금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스마트 디바이스고 이 중심에는 카메라 관련 기술이 있다. 최근 스마트폰 차별화의 핵심은 카메라 활용 시나리오를 어떻게 제공하는지다. 이는 스마트TV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업체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눈으로 진화해 갈 카메라에 지능을 제공하는 기술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미래 가치 체계를 확실하게 했다. 얼굴검출, 얼굴인식, 모션인식, 일반 사물인식 기술 등은 카메라를 단순한 사진기능으로부터 스마트 디바이스의 눈으로 격상시켜 줄 것이다.

셋째는 핵심 역량 집중이다. 산학협력을 통한 핵심 분야 인력 충원 및 기술 포트폴리오 확충, 글로벌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파트너사를 활용한 해외 영업 확장, 특허 전문 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특허 취득 및 관리 등은 회사의 인력 및 운영을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넷째는 창업자들의 열린 마음이다. 창업은 사진을 이용한 서비스 시나리오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그러나 사용자 환경 미비로 서비스 개화 시기가 확실하지 않아 고전을 하던 중 투자사와 협의해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다. 서비스를 위해 개발해 온 사진 관련 기술을 스마트폰 제조 업체에 제공하며 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창업자의 열린 마음이 시장과 기술, 경영을 결합하는 절묘한 타이밍을 연출해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게 할 수 있었다.

다섯째는 투자사와의 긴밀한 협력이다. 창업 초기에 확보한 투자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전략 파트너사로 삼은 것이다. 특히 글로벌 투자사가 제공하는 갖가지 세미나와 이벤트에 적극 참여해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의 인지도를 높이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이 결정적 기회를 가지는 출발점이 됐다.

`실리콘밸리에 어떻게 진출할 것인가`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표현되는 지금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와 같은 맥락이다. 벤처로 성공을 일구고자 한다면 글로벌 진출은 필연적인 것이다. 이는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요소의 현실 및 미래 가치체계 확립뿐만 아니라 적절한 파트너사의 선택과 적극적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이구환 코마스인터랙티브 고문 koowhan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