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튼튼한 플랫폼 위에 먹음직한 모바일 `한상 차림`을 낸다.
30주년을 맞은 한국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플랫폼`과 `모바일`로 모였다. 다양한 콘텐츠와 앱이 흐르는 플랫폼 위에서 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서비스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인터넷 3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 참석한 인터넷 전문가들은 그간 정부 지원과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확산에 힘입어 성장한 한국 인터넷이 진정한 생태계 구축에 나설 때“라고 입을 모았다.
김상헌 NHN 대표는 “한국 포털의 성공은 정갈한 한정식처럼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한상 차림` 방식을 확립했기 때문”이라며 “모바일 기기라는 `작은 밥상`에서 어떻게 서비스를 차려낼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제한된 시간 안에 지식과 관계 맺기, 엔터테인먼트 등을 찾는 기본 욕구는 변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 시대는 포털에 위기이자 기회”라며 “다양한 서비스를 터치나 음성 등 모바일에 맞게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김 대표는 “요즘 창업하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라고 조언한다”며 “NHN도 해외 창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 환경의 강점을 바탕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강현 삼성전자 전무는 “지금 인터넷이 사회간접자본이라면 앞으로는 생태계로 변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 `세컨 스크린` 역할을 하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 콘텐츠가 끊김없이 흐르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 전무는 “단말기와 생태계는 분리될 수 없다”며 “단말기를 바탕으로 개발자 지원과 결제 시스템 확보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 콘텐츠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콘퍼런스에 이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인터넷 3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인터넷 혁신을 선도하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워 클라우드서비스, 사물지능통신과 같은 현재 인터넷을 대체할 신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도입된 지난 30년간 변화는 `혁명적`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정부는 앞으로 하드웨어에 편중된 우리 인터넷 산업 구조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