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초대석] 푸드 룰

마이클 폴란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좋은 친구나 조언을 표현할 때 `영양가 있다`라고 합니다. 그만큼 영양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영양이란 말이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닙니다.

[e북 초대석] 푸드 룰

예전에 식물성 마가린이 버터보다 건강에 좋다고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그런 말 듣기 힘듭니다. 알고 보니 2차 대전 때 미국에서 버터를 군용으로 공급하다 부족해지자 마가린 소비로 대체하느라 국가 차원에서 홍보하다 그런 `신화`가 생겼다죠.

완전식품이라던 계란, 우유도 건강에 좋기만 한 것은 아니란 이야기도 들립니다. 영양학자며 의사 등 전문가를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뭘 먹어야 좋을지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 미국의 저널리스트가 건강에 좋은 음식물 섭취 법을 소개합니다. 그는 `잡식동물의 딜레마`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 등 먹거리 관련 베스트셀러를 낸 전문가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식생활과 관련한 법칙 64가지를 소개하는데 실은 매우 간단한 것을 늘렸다고 고백합니다. 바로 `음식을 먹어라` `너무 많이 먹지 마라` `되도록 식물을 먹어라` 이 세 가지입니다. 이를 자세히 풀이한 법칙들은 꽤나 유머러스해 글 자체만으로도 읽는 맛이 각별합니다.

`증조할머니가 음식이라 인정하지 않을 식품은 어떤 것도 먹지 않는다` 이건 제2법칙입니다. 우리의 기호를 자극하는 단맛과 지방, 소금 등 온갖 종류의 화학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 대신 자연식품을 먹으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생이 발음하기 어려운 성분은 피한다` 이건 제7법칙입니다. 에톡시레이티드 디글리세세리드? 피로피온산 칼슘? 크산탄 검? 유통기한을 늘리고 신선하게 보이라고 넣지만 자기 손으로 요리한다면 넣지 않을 성분입니다. 이 중 어떤 것이 건강에 해가 된다는 증거가 있든 없든 사람이 이런 첨가물을 섭취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피하는 게 상책이랍니다.

이름에 `저칼로리` `저지방` `무지방`이라는 신조어가 붙거나 건강기능 표시가 붙어있는 식품도 피하라네요. 고구마가 침묵을 지키는 건 딱히 건강에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면서 대형 식품회사나 그런 광고를 할 수 있다고 꼬집습니다. 유쾌하면서도 상쾌한 책 아닙니까.

* 책 속의 한 문장: 요즘 같은 시대에 음식다운 음식을 먹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해마다 1만 7000여 종의 새로운 식품이 슈퍼마켓에 모습을 드러내며 앞 다투어 소비자의 돈을 긁어모으려 들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식품 가운데에는 감히 음식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이런 식품들을 `음식처럼 생긴 먹을 수 있는 물질`이라고 부른다.

자료제공: 메키아 (www.mekia.net/)

문의: eBookman@mekia.net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