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에 밀려난 냉음극형광램프(CCFL) 국내 철수 시작

국내 냉음극형광램프(CCFL) 제조 기반이 조만간 모두 해외에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LCD 백라이트유닛(BLU)의 광원이 발광다이오드(LED)로 빠르게 대체되는 추세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 따르면 금호전기(대표 박명구)는 최근 CCFL 국내 생산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분기까지 오산 공장에서 약 1000만개 CCFL을 만들었지만 2분기 들어선 가동을 멈췄다. 현재 중국에서만 CCFL을 생산 중이며 국내 공장 재가동 여부나 매각 방침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금호전기는 우리ETI와 함께 국내 CCFL 업계 양대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체 회사 매출 중 28%를 CCFL로 거뒀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은 11%에 이른다.

주요 CCFL 제조사인 금호전기가 국내 생산을 중단한 것은 CCFL 시장이 LED라는 새로운 광원에 밀려 위축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CFL은 그동안 LCD TV나 모니터 등에 적용돼 화면을 밝히는 핵심 부품으로 사용돼왔다. 하지만 전력 소모와 화질에서 우수한 LED가 등장하면서 점점 설자리를 잃었고, 강점이던 가격 경쟁력도 최근 LED에 따라 잡히면서 퇴조가 더욱 역력해지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생산하는 TV에는 CCFL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우리ETI도 생산 라인 대부분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국내는 일부 물량만 소화 중인 상황이어서, CCFL 해외 이전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CCFL이 바로 시장에서 퇴출되지는 않겠지만 내후년이면 완전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호전기는 지난해 CCFL 사업에서 매출 1544억원을, 우리ETI는 851억원을 거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