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부터 전력수급 관리기간에 돌입했지만 관리기간 첫날인 지난 1일 전력사용량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복장간소화를 추진하고 은행과 백화점 대형 업무시설이 냉방온도를 제한하는 등 산업계가 대대적인 절전 운동을 벌인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실제 절전효과는 크지 않았다.
전력거래소 전력수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1일 피크시간대 평균 전력사용량은 6000만㎾, 전력예비율은 8%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피크시간대 평균(6050만㎾)대비 50만㎾ 정도가 덜 상용됐다. 대형석탄화력 발전소 1기 분량 정도의 전력을 절감한 셈이다.
수치상으로는 전날보다 사용량이 줄긴 했지만 전력업계는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다. 휴일을 앞둔 금요일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평일대비 전력사용량이 줄어든다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산업계가 절전 동참을 강조한 것에 비하면 그 효과는 기대 이하로 평가하고 있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전일보다 사용량이 줄긴 했지만 요일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차이는 크지 않다”며 “산업계가 갑자기 절전을 습관화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수급 기간에 돌입했음에도 절전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력업계는 한층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아직 1500만㎾ 상당의 발전소가 계획예방정비로 당장 공급력에 동원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달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든 발전소들이 공급력에 동원되는 시기는 6월 말에서 7월 초 정도가 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50만㎾ 수준의 변동 폭은 절전 캠페인이 아니어도 나올 수 있는 변화”라며 “아직은 산업계의 절전 운동이 전력사용량 절감에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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