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멘토링 키워드는 `열정`과 `실패`다. 어렸을 때부터 프라 모델을 만들거나 전자회로 조립을 좋아했던 송 대표는 8비트 컴퓨터를 처음 접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당시 컴퓨터는 워드프로세서도 없는 계산기나 게임기에 가까웠지만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봤다. 열정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초반 좁은 오피스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잊을 만큼 개발에 몰입했다. 송 대표는 창업을 자아실현, 곧 진정한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창업 DNA를 강조하는 것뿐 아니라 가진 전부를 걸어 도전했기 때문에 자신을 더 잘 알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
자신이 창업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독특한 배경을 밝혔다. 성격상 이른바 `메이저`로 불리는 대기업에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시절 삼성전자에 입사하기 위해 당시 기흥공장까지 면접을 간 경험도 털어놨다. 결국 취업은 하지 않았다. 그는 창업을 하지 않았어도 게임사에 다니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기다운 일이기 때문이다. “내성적 성격이나 취향이 대기업이나 주류를 본능적으로 어색해하는 면이 있다. 사회에서 볼 때는 마이너리티를 찾아다녔다.”
송 대표가 지금까지 사랑받는 게임을 개발한 만큼 승승장구만 했을 것 같다는 생각과 달리 “인생에 많은 실패를 해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엑스엘게임즈를 창업하고 첫 번째 개발 프로젝트였던 레이싱 게임은 완벽하게 실패했다”면서 “가볍게 해서는 안 되고 절실하게 매달려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더 크게 실패했어야하는 게 아닌가, 약간 흐지부지 넘어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전했다.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다면 다음에는 더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