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가총액 한달새 116조원 증발

주간 개장일인 4일 증시가 새파랗게 멍들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시장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그 충격이 고스란히 국내 시장으로 전해졌다. 당분간 증시 흐름은 해외 이벤트가 좌지우지할 전망이다.

4일 코스피 시가총액은 1028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4일 1144조원 대비 한달새 116조원 가량이 사라진 셈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은 하루새 시가총액 5조원이 증발했다. 지난 주말 99조5000억원이던 시가 총액은 94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장에도 희망의 싹은 난다”= 최악의 국면에도 반등의 싹은 존재한다.

KT, SK텔레콤 등 통신주와 한국전력 등 전력주 중심으로 경기방어주들은 이날도 상승 또는 보합선을 지켰다. 수출과 환율상승 등 효과가 큰 IT와 자동차 등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도 나왔다.

임수균 연구원은 “이달 당분간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2분기 실적 양호한 IT와 자동차 등 업종에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소형주 가운데도 IT 및 자동차 부품주, 중국 소비증가 관련주 역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해외 이벤트에 관심을”= `블랙먼데이`로 단번에 끝날 충격은 아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예정된 미국, 유럽 이벤트에 연동해 출렁일 공산이 크다. 유로존 위기가 이제 은행권을 넘어 경기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이벤트로 가장 가깝게는 6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와 7일 미국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 회장의 국회 연설이 예정됐다. ECB와 관련해선 금리인하 조치와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 공급, 스페인 채권시장 직접 개입 등을 기대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국회 연설 관건은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다.

오는 18일과 19일 예정된 G20정상회담과 28, 29일 예정된 EU 정상회담에서도 돌파구는 열릴 수 있다. 위기가 심화될수록 글로벌 정책 공조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추가 부양책도 논의 될 수 있다.

◇전문가 전망도 `들쑥날쑥`=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 급락세가 유럽 요인에 좌우되는 만큼 ECB가 금리 인하와 국채 매입 등 추가조치를 취한다면 증시는 반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기대감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위기에 이어 스페인 은행 부실까지 겹쳐 ECB의 역할론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지만 드라기 ECB 총재가 시장 개입에 반대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이 위기 때마다 언급한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예측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어떤 형태로든 글로벌 정책카드가 나올 시점이 다가왔다”며 “유럽 금융기관의 자본확충 시한이 이달 말로 예정돼 후반부로 갈수록 부정적 영향이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다소 둔화됐고, 유럽도 스페인의 구제금융지원 가능성으로 투자심리가 급랭하고 있어 지난달과 같은 하락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당분간 유로존 문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6월 해외 주요 이벤트

자료:각 증권사 리서치센터 취합

코스피 시가총액 한달새 116조원 증발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