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ZTE 등 중국 IT업체들이 브라질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인수합병(M&A)이나 현지 공장을 짓는 형태로 진출을 모색 중이다. 국제 로펌 프레이필드 브룩하우스 드링거의 코니 가르나부치 아시아 총괄 애널리스트는 “중국 IT업체는 저가 제품 생산과 마케팅에 대한 경험이 많아 남미는 가장 적합한 시장”이라며 “날로 커지는 스마트TV와 스마트폰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IT시장은 남미 IT시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50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성장률도 연평균 8%에 육박한다. 스마트폰 시장 잠재력은 세계 4위다. 시장조사업체 플러리에 따르면 브라질은 성인 중산층 경제활동 인구 3400만명이 아직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고 있어 향후 시장잠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IT업체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 2위 PC제조업체 레노버는 브라질 내 IT업체 인수를 통해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 2008년 12월 브라질 최대 PC제조업체 포지티보 인포르마티카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3년이 지난 올해 인수설이 다시 모락모락 피고 있다. 레노버가 포지티보 인포르마티카 인수에 성공을 거둔다면 세계 PC산업 지형이 바뀔 수 있다. 밀코 반 두이즐 레노버 아시아태평양&남미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브라질 진출을 위해 `모든 사업자(all the players)`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ZTE는 향후 4년간 2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 첨단 산업 지구에 투자할 예정이다. ZTE의 첫 번째 글로벌 R&D센터를 남미에 여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산 공장과 물류 센터, 직원 재교육 기관도 설립한다. ZTE 측은 “미국과 유럽 전반에 걸쳐있는 경제 공황, 중국 기업에 대한 인도 정부의 엄격한 규제 등을 모두 감안했을 때 우리에게 최적화된 곳은 남미, 그 중에서도 브라질”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