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과 한 배를 타는 대신 구글에는 이별 통지서를 날린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애플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WWDC 2012`에서 차세대 모바일 운용체계(OS) `iOS6`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검색엔진으로 중국 `바이두`를 채택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모든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본 검색엔진은 구글이다. 중국용 제품에는 바이두를 기본 탑재하겠다는 의미다.
외신은 애플의 이번 계획이 최대 잠재시장인 중국을 공략하는 동시에 경쟁자인 구글을 견제하기 위한 두 가지 포석으로 풀이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팀 쿡 애플 CEO 행보에서 이미 예견됐다. 지난 3월 쿡 CEO가 중국을 방문할 당시 그는 중국 시장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투자 확대는 물론이고 아이폰을 외주 제작하는 폭스콘 공장 근무환경 개선을 약속하는 등 현지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다.
중국 업체와 상표권 분쟁으로 내놓지 못했던 `뉴 아이패드`도 정부 당국과 조율을 거쳐 곧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현지 직영 매장도 늘리기로 했다.
반면에 한때 동맹 관계였던 구글과는 결별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애플이 검색에 이어 구글과 협력해온 또 하나의 대표적 서비스는 지도다. iOS에 구글의 검색엔진과 지도를 사용하는 대신에 트래픽과 광고수익을 보장하는 협업 모델이었다. 그러나 iOS6에는 구글 맵이 아닌 자체 3D 맵으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바이두 엔진까지 추가하는 것은 중국에서 구글 세력을 약화시키겠다는 목표라는 분석이다. 바이두는 중국 검색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구글은 16%대에 불과하다. 바이두에 익숙한 중국 사용자가 모바일 검색에서도 바이두를 선택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결국 구글의 트래픽과 광고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게 뻔하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결정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구글의 수익 창구를 막아버리는 치명타를 날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