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대표 지분 매각의 3대 의문점

김택진 대표의 지분 매각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대의명분을 내걸었지만 많은 의문을 낳았다. 김 대표의 평소 소신이나 엔씨소프트의 현황을 감안할 때 `왜 하필 지금, 게다가 넥슨에 팔았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우선 매각 시점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21일 회사 전체의 역량을 집중한 대작 `블레이드&소울`을 출시한다. 디아블로3 태풍이 거세지만 블레이드&소울 역시 만만치 않다. 블레이드&소울은 중국 최대 게임 업체 텐센트가 서비스를 맡는 등 해외 사업도 순항 중이다.

엔씨소프트 기업 가치는 지난 2008년 `아이온` 출시를 계기로 5배 이상 커졌다. 블레이드&소울은 엔씨소프트의 일대도약을 가져올 기대작이다. 흥행 여부는 미지수지만 증권가에서는 블레이드&소울 효과로 엔씨소프트 향후 주가를 30만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다음으로 매각 대금은 더 납득하기 어렵다. 김 대표는 주당 25만원에 지분을 팔았다. 매각 발표 직전 마감한 8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26만8000원이다. 지분을 시가보다 7% 이상 싸게 넘긴 셈이다.

상식적으로 최대 주주 자리를 넘길 때는 프리미엄을 받기 마련이다. 지분 매각 대상이 우량 기업이면 프리미엄은 시가의 50%를 웃돌기도 한다. 경영권을 김 대표가 갖는다는 조건이 있다고 해도 지분 매각의 상식을 벗어난 금액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의 평소 소신과도 약간 다른 결정이다. 김 대표는 2010년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엔씨소프트는 지금도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라며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을 완성할 때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게임 업체를 직접 만들겠다는 의미다.

다만 김 대표는 개인의 성공보다는 조직 전체의 행복과 리더의 희생을 강조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분 매각이 엔씨소프트의 도약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했음을 엿볼 수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