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괜찮은 스마트폰 칩을 내놨지만 ARM의 적수는 못된다.”
워런 이스트 ARM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실리콘밸리닷컴과 인터뷰에서 인텔 모바일 칩이 우월한 기술력과 압도적 파트너를 확보한 ARM을 넘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스트 CEO의 발언은 최근 양사가 서로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며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ARM은 세계 모바일기기용 프로세서 시장 9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인텔은 노트북PC용 프로세서 등에서 쌓은 저전력 소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 `Z2460`을 내놓았다. 이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지난 4월 인도에서 첫 상용화된 데 이어 지난 주 유럽에서도 출시됐다.
이스트 CEO는 “인텔 칩 스마트폰을 써봤더니 2008년 나온 `아이폰3G`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냈다”면서 “ARM 기반 스마트폰보다 몇 세대는 뒤떨어진 기술”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인텔은 잘해봐야 4년 안에 스마트폰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RM과 인텔이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는 곳은 스마트폰 시장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말 출시 예정인 `윈도8` 운용체계(OS) 시장에서도 양사의 충돌이 예고됐다. ARM이 윈도8 기반 PC와 태블릿에 탑재할 수 있는 프로세서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스트 CEO는 “수년 내 PC 시장 점유율을 최대 20%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은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으로도 확전됐다. 인텔이 10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는 x86 서버용 칩 시장에 ARM이 경쟁 제품을 내놓고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ARM은 이 시장에서도 4년 안에 인텔로부터 10%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기로 목표를 세웠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