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축제가 된 개발자 대회

11일(현지시각) 오전 7시.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는 이미 3중으로 줄을 선 사람들에 포위됐다. 애플세계개발자회의(WWDC) 2012 기조연설을 조금이라도 앞에서 듣기 위해 전날 밤 8시부터 줄을 선 사람들이다. 스티브 잡스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WWDC 개발자 열기는 여전했다.

WWDC 2012에 참여한 개발자들은 모두 축제를 즐기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개발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곳은 애플 축제의 장이라고 말했다.

애플 WWDC는 개최 날짜가 발표가 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5000명에 한정한 입장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개발자들은 입장권 판매 사이트에 접속한다. 티켓은 1시간 45분 만에 매진됐다. 자그마치 1599달러다. 매년 입장권 구하기는 더 힘들어진다. 그럴수록 개발자들은 더 WWDC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1599달러짜리 입장권이 이베이에서 3000달러 이상 거래되기도 한다. 올해는 5000달러까지 치솟았다는 후문이다.

애플 개발자 회의에 매번 세계 이목이 집중한다. WWDC는 애플 최신 OS와 제품 등에 대한 설명과 개발자 지원 교육을 듣는 자리다.

기조 연설 중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환호와 박수는 끊이지 않는다. 콘서트 장을 방불케 한다. 단일 기업이 제품을 홍보하는 행사를 향한 애정과 관심이 부럽기 그지없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NHN, 다음 등이 개발자 회의를 개최한다. 아직 세계적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우리만의 행사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휴대폰 기업에 등극했으며 NHN은 세계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모바일 플랫폼 `바다`를 중심으로 개발자 회의를 시작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세계 ICT시장을 선도하있는 우리나라 기업도 이제 그 위상에 맞는 개발자회의를 갖출 때다. 한국 기업 행사장에 세계 개발자들이 앞 다퉈 몰려드는 모습을 보기를 기대한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