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콤·어바이어·시스코, 국내 `UC 삼국지` 개막

국내 통합커뮤니케이션(UC) 시장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어바이어가 인수합병(M&A)을 통해 독자 영상솔루션 공급체계를 갖추면서 폴리콤, 시스코 등과 경쟁하는 이른바 `UC 삼국지` 시대가 열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어바이어와 라드비전이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데 이어 하반기 국내 지사를 통합한다. 라드비전 국내 영업라인은 그대로 운영될 방침으로 어바이어코리아는 사내에 비디오 솔루션 부문을 따로 두고 라드비전을 지원한다.

국내 콘택트센터 업계 1위 어바이어는 전국 영업망을 기반으로 공공기관을 비롯한 금융 등 기업시장에서 최강자로 꼽힌다. 여기에 라드비전 인수로 UC 시장에서 강력한 파괴력을 지니게 됐다는 평가다.

어바이어와 라드비전은 일단 국내 기업과 협업해 틈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SK텔링크와 손 잡고 `VaaS(Video as a Service)` 사업을 전개한 데 이어 주요 대기업과 비디오 컨퍼런싱 비즈니스 협업 논의에 착수했다. 어바이어 UC 플랫폼을 활용한 솔루션도 곧 선보인다.

이민우 라드비전코리아 지사장은 “양사 세일즈 조직과 파트너십 결합으로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어바이어와 동반자 관계였던 폴리콤은 비즈니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최근 UC 구축 사업에서 각각 장점을 살린 솔루션을 공동 제안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영상회의 시장 1위 기업 폴리콤은 일단 상호운용성을 바탕으로 `UC 브리지`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수성 전략을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부터 경쟁사인 시스코 솔루션까지 폭 넓게 지원하는 개방형 소프트웨어를 내세워 우위를 강조한다. 최근 우리투자증권, CJ그룹, 경남도청 등 기업과 공공 부문에서 폭 넓게 레퍼런스를 확보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을 뒷받침 했다.

신대준 폴리콤코리아 지사장은 “폴리콤이 가진 개방, 상호운용성, 확장성은 이미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어 1위 유지는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코는 폴리콤과 어바이어 양사 협업에 균열이 간 틈을 타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더욱 강화한다. 폴리콤이 `개방`을 강조한 것과는 정반대다. 네트워크·IP단말·텔레프레전스 등 광범위한 자체 포트폴리오로 통일성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UC 구축이 보편화 되면 A부터 Z까지 완벽하게 움직이는 통합 솔루션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