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OTT 셋톱박스 서비스…케이블 업계 파장

CJ헬로비전이 범용 인터넷으로 방송과 영화 등을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셋톱박스 기반 OTT 서비스를 미래 신사업 일환으로 검토하고 있다. OTT 서비스는 자사 N스크린 서비스 `티빙` 사업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은 이를 위해 국내 메이저 셋톱박스 업체와 협력해 OTT 셋톱박스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CJ헬로비전의 OTT 서비스 검토는 IPTV와 구글·다음 등 인터넷업체 OTT 서비스의 잇단 등장으로 유료방송 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수세에 몰리는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미국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가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케이블쇼(NCTA)`에서 클라우드 기반 OTT 셋톱박스를 전격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OTT 셋톱박스를 이용하면 시청자는 케이블 방송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유료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OTT 서비스업체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미국 최대 유료방송사업자 컴캐스트 가입자 수를 추월한 바 있다.

하지만 케이블업계의 OTT 서비스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걸림돌도 많은 상황이다. 현행 방송통신법에 따르면 MSO가 전체 케이블 가입가구 수의 3분의 1, 전체 방송구역의 3분의 1을 초과해 경영할 수 없다. 그러나 OTT 서비스는 기술발전에 따라 새로 등장한 서비스로 특별한 규제가 없는 `부가통신서비스`로 규정돼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OTT 서비스는 주파수가 아닌 IP를 이용한 서비스”라며 “현재 케이블 사업자의 셋톱박스 기반 OTT 서비스와 관련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이 아닌 부가통신서비스에 해당될 것 같다”며 “서비스 안에 어떤 콘텐츠가 들었는지에 따라 신고가 될지 허가가 될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에 대해 “OTT서비스는 방송환경 변화에 맞춰 미래를 예비하는 측면에서 원론적으로 검토하는 수준”이라며 “현재 시장조사 수준이고 이 사업을 할 지, 안 할 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