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망으로 `페이스타임(애플 무료 영상통화)`을 이용한다(FaceTime over cellular).”
미국 애플의 폭탄 발언에 아이폰 이용자들은 열광했고, 이동통신사업자는 탄식했다. 국내 통신사는 곧바로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와 동일하게 요금제별 이용제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맞대응했다. `보이스톡`에 이어 `페이스타임`까지 연이어 불거지면서 mVoIP 허용 논란은 물론이고 망 중립성·요금제 개편 등 굵직굵직한 논쟁이 더 들끓을 전망이다.
애플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2`에서 새 운용체계(OS) `iOS6`가 이동통신망 기반 페이스타임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페이스타임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아이터치 등 애플 단말기 이용자끼리 무료 영상통화를 즐기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와이파이망에서만 가능했다.
애플은 올가을 정식 출시 예정인 iOS6부터 이동통신망 기반 페이스타임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5`는 물론이고 기존 아이폰(3GS 모델 이상)과 아이패드(2~3세대 모델 이상)도 iOS6로 업그레이드하면 3세대(3G) WCDMA 또는 4G LTE망에서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타임 서비스 환경 확대는 기존 통신사업자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다. 파장을 예고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추가 요금 부담 없이 고선명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다.
애플과 통신사 간 비즈니스 모델이 충돌하면서 망 중립성 문제도 불거졌다. 영상통화는 국내 통신사가 LTE 사업을 강화하면서 내세운 대표적인 킬러서비스다. 이미 기존 음성 통화 시장은 무료 모바일메신저와 mVoIP에 잠식당했다. 통신사 신구 서비스 모두 공격을 받는 상황이다.
이동통신사는 긴장했다. 애플 단말기를 판매하는 SK텔레콤과 KT는 페이스타임에 기존 mVoIP와 동일한 제한정책을 취할 방침이다. 두 회사는 약관상 특정 요금제 이상에서 일정 데이터 양에 한해 mVoIP를 허용한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비슷한 시각이다. 홍진배 방통위 이용제도과장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페이스타임을 mVoIP와 같은 종류 서비스로 해석해도 무리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통사 mVoIP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면 페이스타임 파급효과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전망이다. SK텔레콤 기준으로 월 5만4000원 요금제 가입자 월간 mVoIP 데이터 허용량은 200메가바이트(MB)다. 페이스타임 트래픽을 낮게 추정해도 20분 분량이 채 안 된다. 이동통신망으로는 무료 이용이 어려운 구조다.
긴장한 통신업계와 달리 소비자들은 이동통신망 기반 페이스타임 서비스 소식을 반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iOS6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3G망에서 페이스타임이 가능하다는 것” “해외 친구들과 (페이스타임을) 자주 해야 겠다” “빨리 (iOS6가) 지원되면 좋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통신업계와 소비자의 시각차는 향후 이들 mVoIP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망 중립성 논쟁의 연장선상에서 요금제 개편 논의도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미국)=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황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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