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대면(對面)

대면(對面)은 가장 효과적인 소통 수단이다. 사람 됨됨이를 살피거나 상대방 진심을 제대로 알고 싶을 때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면담이나 면접, 면회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서신이나 문자메시지, 음성 통화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감정을 나누는 과정을 포함한다. 대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눈을 맞췄다(eye contact)`는 것은 마음을 공유하는 행위다. `눈이 맞았다`와 `마음이 통했다`가 동의어로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셰리 터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심리학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은 늘었지만 대화가 줄었다”며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소통은 대면 대화 기능을 대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텍스트 중심의 소통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눈빛을 교환하거나 표정 변화로 느낄 수 있는 `마음 소통`을 쫓아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얼굴을 마주한 대화가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소외감을 충족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는 서글픈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12일 새벽, 애플이 새로운 `페이스타임` 전략을 내놨다. 와이파이망에서만 쓸 수 있던 서비스가 이동통신망에서도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진정한 무료 영상통화 시대 개막을 알렸다. 무제한 데이터통신 요금제에 가입한 아이폰·아이패드 이용자는 비용 걱정 없이 언제 어디서든 대면통화(對面通話)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유사 서비스와 달리 전용 단말기에 전용 프로그램이 설치됐다. 저장된 전화번호로 바로 연결되니 사용자에게는 금상첨화다.

이제 이통사가 쌓아놓은 장벽 대부분이 허물어졌다. 망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고 음란채팅 등 부작용도 적지 않겠다. 여하튼 막강한 소통 수단이 열린 셈이다. 새로운 유사 서비스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터클 교수가 걱정한 `소외감 확대`가 해소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서동규 국제부 차장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