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09>부담(負擔)과 웅담(熊膽)

부담(負擔) 없는 삶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짐을 지고 살아간다. 그 짐의 무게가 다를 뿐이다. 지고 있는 짐을 부담으로 생각하는지 인생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는지의 차이다. 받아들이는 자세와 태도(attitude)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높이(altitude)를 결정한다. 부담이라는 짐을 웅담(熊膽)이라는 선물로 생각한다면 걱정도 긍정하게 되고 부정도 인정하게 된다.

부담은 가중되면 가중될수록 힘이 들지만 웅담은 먹으면 먹을수록 힘이 난다. 부담은 남이 나에게 강요하는 것이지만 웅담은 내가 나에게 준 선물이다. 강요하는 부담은 시급히 탈출해야 할 짐이지만 웅담은 시급히 찾아야 할 인생의 자양강장제다. 짐은 내려놓을수록 몸이 가볍고 힘이 나지만 양분은 체질에 맞게 적당히 섭취할수록 몸이 가볍고 힘이 넘친다. 물론 식물이 양분을 과다 복용하면 해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역기능은 있지만 성장속도에 따라 적당하게 복용하면 삶의 영양소로 작용한다.

부담으로 가중되는 인생의 짐도 내가 살아가면서 마땅히 짊어지고 극복해야 할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자.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용기다. 용기는 부담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웅담이라는 향연으로 초대하는 원동력이다. 웅담이라는 용기 영양소를 먹고 부담의 압박에서 벗어나야 내 앞에 펼쳐진 삶이 숙제가 아니라 축제로 다가온다. 삶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면 하기 싫을 뿐만 아니라 재미가 없다.

삶은 반복되는 멋진 한 판의 축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더 멋진 축제를 준비한다고 생각하자. 간담(肝膽)이 서늘한 결연함과 불굴의 의지 속에 용기라는 희망의 열매가 자란다. 부담은 간담의 기능을 악화시키지만 웅담은 간담을 튼실하게 가꾸어 간다. 담대함과 대담함, 모두 쓸개의 크기에 비례한다.

간을 키우면 건강에 안 좋지만 쓸개는 클수록 대담해지고 담대해지며 간담이 서늘한 일을 과감하게 저지를 수 있다. 용기는 부담에서 시작하지 않고 간담에서 시작한다. 부담감에 얽매여 고민만 하는 머리 좋은 사람보다 곰처럼 우직한 한 걸음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당신은 부담의 굴레에서 벗어나 웅담의 향연에 참여해보고 싶지 않은가.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