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가 물어봐도, 가족이 물어봐도 대답은 단 하나. “나는 모른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갤럭시S3 개발자들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갤럭시S3가 지난 5월 초 영국 런던에서 공개되기 전까지 개발자들이 제품 보안 때문에 겪은 고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병준 수석(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삼성전자 갤럭시S3 개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6/15/294612_20120615161822_170_0001.jpg)
갤럭시S3 개발 작업은 사내에서도 엄격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개발자들은 회사 동료에게도 관련 정보를 얘기할 수 없었다. 개발 영역별로 제한된 정보만 제공됐기 때문에 심지어는 갤럭시S3 개발자들도 전체 제품 정보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였다.
디자인 부분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됐다. 개발자들은 디자인 유출을 막기 위해 회사 내에서 제품을 옮길 때도 상자에 담아 옮겨야 했다. 사내 조달 담당자들에게도 제품 도면이 아닌 구두로 부품 내역을 설명했다.
외부 협력사에 제품을 전할 때도 마찬가지. 통상적으로 전문 업체에 배송을 맡겼지만 갤럭시S3는 달랐다. 개발자들이 직접 `택배기사`가 됐다.
가장 힘든 것은 가족들 질문 공세. 이병준 삼성전자 수석은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공포의 대상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이미 스마트폰에 대해 알만한 것은 모두 아는 나이. 더구나 아들은 아빠가 앞서 갤럭시S와 갤럭시S2 개발에 참여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들이 수도 없이 “아빠가 갤럭시S3도 만들어요”라고 물어봤지만 이 수석은 `모르쇠`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다.
개발자 모두 국가 기관에서 일하는 첩보원처럼 지낸 덕에 갤럭시S3는 5월 3일 영국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를 수 있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