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정부마저 노키아를 외면했다. 로이터는 21일 노키아의 주식을 핀란드 정부가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르키 카타이넨 핀란드 총리는 이날 폐쇄를 앞둔 노키아 살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분 인수는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면서 “우리 역할은 핀란드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으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카타이넨 총리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국유화를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파장이 예상된다. 핀란드 정부는 산림, 화학 기업을 비롯해 항공회사 핀에어와 에너지 회사 포툼 등 국익에 필수적인 회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자력 회생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 같은 판단은 노키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핀란드 일각에서는 외국 자본이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노키아를 국유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반면에 국유화를 해봐야 효과가 없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노키아의 자력 회생 방안에 대해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노키아는 지난 주 직원 1만명을 감원하고 이미징 기술 업체 `스칼라도`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 헬싱키 타임스조차 “노키아 가치를 제로(0)로 보는 애널리스트도 많다”면서 “노키아 회생이 여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 15일 노키아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했다.
정부와 시장의 외면 속에 핀란드 국민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공장 폐쇄가 결정된 살로 지역은 연말 실업률이 20%까지 치솟고 내년 세수는 2010년 6000만유로에서 1000만유로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2월 노키아에서 해고된 투이자 니카넨 씨(41)는 “지금이야말로 핀란드 국민이 깨어날 때”라면서 “무엇인가 해야만 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