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재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삼성과 애플이라는 세계 초일류 기업도 부품 공급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지만 지식 재산 분쟁에는 한 치의 양보가 없다. 개발력이나 자금력 못지않게 지식 재산이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한 셈이다.
21·22일 이틀 일정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2 글로벌IP 비즈니스 포럼`은 지식 재산 가치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다. 고정식 전 특허청장은 “충성 고객 확보와 지식 재산이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고 표현했다.
고 전 청장은 삼성과 애플 모두 지식 재산 분쟁으로 큰 이익을 얻었다는 독특한 논리를 폈다. 일반적 시각으로 보면 특허 소송에 큰 비용을 쓴 삼성과 애플이 손해다. 하지만 좀 더 멀리 내다보면 두 회사는 나중에 더 큰 위험으로 다가올 지식 재산의 중요성을 깨닫고 대비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지식 재산의 중요성은 제조업 중심에서 비제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음악이나 영화·게임 등 콘텐츠 산업의 지식 재산 가치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지식 재산과 별 연관 없어 보이는 금융도 마찬가지다. 이미 스마트폰 금융에서 특허 분쟁 소지가 제기됐다.
막 걸음마를 뗀 스타트업 역시 사업 초기부터 지식 재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이디어가 기술로, 다시 기술이 상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자칫하면 자사의 지식 재산을 지키지 못하는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지식 재산이 사라지면 스타트업의 성공도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지식 재산은 과거 연구개발의 부산물로, 방어적인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특허 분쟁으로 기업의 흥망성쇠가 갈리는 사례가 속속 등장한다.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지식 재산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