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모바일 지갑 서비스인 `스마트월렛`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모바일 지갑 사업 최초로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플랫폼`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입자 규모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SK플래닛이 2010년 6월에 내놓은 스마트월렛은 9개월 만에 100만명, 작년 11월 300만명을 넘어섰다. 출시한 지 2년만에 500만명을 돌파했다. 포인트카드 발급 수도 1200만장에 이르렀고 50개가 넘는 전국 대형 사업체와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편의점 사업자들과 제휴해 모바일상품권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했다.
단순히 `플라스틱 카드를 모바일로 옮겨 담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오픈형 플랫폼을 지향했던 것이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스마트월렛은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입자가 모두 사용할 수 있고 특정 통신사나 카드사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스마트월렛용 모바일 카드를 내놓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하나은행과 제휴해 휴대폰 번호로 송금할 수 있는 `스마트월렛 캐시넛`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가입자 기반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지갑 사용 패턴에 따른 맞춤형 광고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적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오프라인 카드 발급 원가를 줄인 제휴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지만 높은 수준은 아니”라며 “그보다 모바일 광고 등 새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T·LG유플러스도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KT는 지난해 11월부터 `올레마이월렛`이라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 1월에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별도의 계좌가 필요없이 휴대폰으로 송금·결제가 가능한 `주머니(ZooMoney)` 서비스를 내놨다. LG유플러스도 지난 10월 NFC 기반 `유심(USIM) 월렛`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기반을 확보한 모바일 지갑 서비스는 각종 구매 패턴 등을 파악하기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라며 “통신업계의 새 수익모델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모바일 지갑 사업을 진출하는 통신업계 움직임이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구글 월렛이 1년 째 `베타 서비스`에 그치고 있는 동안 버라이즌·AT&T·T모바일 등 미국 통신업계는 `아이시스(Isis)` 합작사를 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 모바일 OS인 윈도폰8에 전자지갑 기능을 새로 넣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