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토모, 한국에 해외 첫 분리막용 알루미나 공장…내년 10월 양산

분리막은 2차전지의 안전과 직결된 핵심 소재다. 분리막 손상으로 양극과 음극이 섞이면 배터리서 발화나 폭발이 일어난다. 때문에 보다 견고한 분리막을 만들기 위해 알루미나를 코팅한다. 알루미나는 녹는점(융점)이 높아 열에 강하다. 그런데 이 분리막용 알루미나는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사실상 시장 표준과 다름없다. 이 스미토모화학이 우리나라에 알루미나 생산 라인을 짓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미토모화학은 100% 한국 자회사 동우화인켐을 통해 전라북도 익산에 2차전지 분리막용 알루미나 공장을 짓기로 했다.

1단계로 내년 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한 후 10월 양산에 돌입하는 일정으로 연산 1500톤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증설을 결정할 계획이며, 2015년까지 세운 투자금액만 총 1700억원에 달한다.

스미토모화학이 분리막용 알루미나 공장을 해외 두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미토모는 연산 3000톤 규모의 공장을 자국 내 운용 중이다. 이번 투자는 2차전지 강국으로 부상 중인 한국에서 대응력을 높여 분리막용 알루미나 시장 세계 1위를 굳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차전지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로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갈수록 안전 담보가 필수적이다. 스미토모화학의 분리막용 알루미나는 안전과 직결된 분리막 코팅제의 유일한 대안이어서 그 만큼 시장 독식의 기회가 열리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미토모화학이 고부가 소재를 해외에서 생산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2차전지 분리막 소재 시장에서 한국을 발판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스미토모화학은 한국에서 생산한 알루미나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주 공략할 계획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올해 코팅용 알루미나 시장은 1300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급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세계 1위 업체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따른 원료 독점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들의 소재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차전지에서 분리막 원가 비중은 약 20~22%, 분리막에서 알루미나 코팅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다.

분리막용 알루미나는 일반 범용 알루미나에 비해 4~5배나 비싸게 팔리는 고부가 소재다. 스미토모 제품은 1kg당 40~55달러에 달한다. 분리막용 알루미나는 고순도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입도의 균질성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만족시키는 회사는 스미토모가 유일하다.

동우화인켐 관계자는 “2015년이면 현재보다 수요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