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LCD 산업은 전부 일본 기술이 기반입니다. 일본이 비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기술은 여전히 최고 수준입니다.”
김계환 디스플레이뱅크 일본지사장은 일본의 LCD 기술 경쟁력에 계속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LCD 시장이 호황을 누릴 때는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기술이 사실상 세계 표준이었다”며 “한국이 세계 1위로 올라선 지금은 우리만의 주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우리가 만든 기술이 곧 세계 표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기술력이 강한 나라다. 그 중에서도 세계 시장을 움직이던 전자 산업 기술은 최근 대만과 중국의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혼하이의 샤프 인수와 같은 전략적 연합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기술 이전은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김 지사장은 “최근 샤프를 인수한 혼하이는 CMI가 샤프의 대형 패널 기술을 확보하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멕시코 공장에서 소니TV를 조립하고 있는 폭스콘도 소니TV 조립기술을 배우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대형 패널 시장의 주도권을 내준 뒤 연합전선을 구축해 한국에 역습을 꾀하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기술 제휴로 대형 OLED TV 사업에 뛰어들었다. 소니, 히타치, 도시바가 연합한 재팬디스플레이는 중소형 LCD 패널 시장에서 패권을 노린다. 김 지사장은 일본 기업 간의 연대 움직임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각자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을 서로 공유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소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특허가 많고 도시바는 인셀(In Cell)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샤프는 중소형 저온폴리(LTPS) 기술의 강자다. 그는 “기업 문화의 차이로 기업간 제휴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특히 AM OLED 사업화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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