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3>일본 LCD 장비산업도 쓰나미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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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 LCD 장비 업계도 최근 위축되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설비 투자 감소의 여파에다 엔고까지 겹쳐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대만의 장비 업계가 근래 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며 목전까지 추격해 온 이유가 크다. 여기다 자국 LCD 산업의 몰락은 갈길 바쁜 장비 업계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세대가 진화할수록 장비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생존이 다급한 일본 LCD 패널 업체로선 공동 개발에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공개된 일본 장비 업계의 2012 회계연도 실적 발표에 따르면 니콘만 영업이익이 증가했을 뿐 나머지는 크게 감소했다. 니콘은 지난 회계연도에 비해 18.9% 늘어난 427억 엔(약 61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6세대 이하 중소형 LCD 패널 장비 판매가 2.6배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망은 부정적이다. 대형 패널 장비 판매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콘의 7세대 이상 대형 LCD 패널용 장비 판매는 지난 회계연도보다 17% 감소했다.

도쿄일렉트론은 지난 회계연도에 비해 5% 하락한 6330억 엔(한화 약 9조1249억 원)의 총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37%나 감소했다. 올해 시황도 밝지 않다. 중국에서 추진중인 대형 LCD 패널 공장 구축이 지연되면서 장비 발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쿄일렉트론은 올해 장비 사업 매출액을 지난 회계연도보다 71.4%나 급감한 200억 엔(한화 약 2883억 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히타치하이테크놀로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출은 6459억 엔(한화 약 9조3109억 원)으로 지난 회계연도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9%나 떨어졌다. 알박은 8% 감소한 2130억 엔(한화 약 3조704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4억 엔(한화 약 1066억 원)이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매출 감소와 적자에 허덕이는 일본 장비 업계는 최근 대만과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대만의 5·6·7세대 투자를 계획중인 LCD 패널 업체가 공략 대상이다. 하지만 엔고(円高)가 지속되고 있고 중소형 패널 장비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한국이 우세를 보여 당분간 일본 장비업계의 불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2011년 실적 현황

[연중기획]<3>일본 LCD 장비산업도 쓰나미에 흔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