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KOSDAQ)을 첨단기술주 시장으로 재정립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코스닥은 우량 기술주 상장유치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스닥시장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우량기술 기업 상장 유치에 역점을 두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12월 예정된 중소기업 전용 코넥스(KONEX)시장 개설을 앞두고 시장간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시장간 협력과 보완을 통해 균형발전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이사장은 “유가증권시장은 `중·대형 우량주시장`으로, 코스닥은 `첨단기술주 시장`으로, 코넥스는 `초기성장형 중소기업시장`으로 각 시장간 동반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나스닥 성공사례를 예로 들면서 신시장이 성공하기 위해선 나스닥처럼 대형 기술주를 유치해 성장가능성이 큰 첨단기술주 시장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나스닥은 첨단기술주 시장으로 정체성을 확보하면서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우량기업 유치가 이뤄져 시가총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32.6%에 이르고 있다.
캐나다, 영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2부시장이 주거래시장 시가총액의 3% 이하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이 100조원인데, 그동안 유가증권시장으로 빠져나간 대형 우량주 시가총액이 80조원에 달한다. 이들만 남아 있었어도 현재 규모보단 배 가까이 커질 수 있었던 것이다. 시장 주도주가 없어진 것도 부진을 부채질했다.
김 이사장은 “코스닥 시장 부진은 건전성 문제와 함께 대표 우량주 부재가 주된 원인 중 하나다”라며 “악순환 구조를 끊고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형주 위주로 운영되는 신시장은 실패하거나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우량 기술주, IT 관련 공기업, 외국주 등 기술 관련 대형 우량주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와 함께 우량주 위주 상품성 지수를 개발해 기관과 외국인에게 헤지(위험회피)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코스닥시장 참여를 유도해 장기 안정적 수요 기반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코넥스 시장 개설에 앞서 상장·공시제도 개선, 코스닥 상장법인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건전성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이사장은 “사법당국에서 증권·금융범죄 양형기준을 크게 강화한 것은 일부 부도덕한 경영진의 금융범죄 재연을 막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시장 건전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