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사무실 책상과 손바닥을 넘어 거실까지 들어온다. 검색과 안드로이드, 클라우드 서비스에 이어 하드웨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영화와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 가정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청사진이다.
구글은 2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클라우드 콘텐츠를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로 조정하며 거실에서 즐기는 `넥서스Q`를 선보였다. 구글이 처음 만든 가전제품이다.
넥서스Q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로 영화와 음악을 가정의 TV나 오디오로 보내 재생하는 검정 공 모양의 `소셜 스트리밍 기기`다. 스마트폰을 넥서스Q에 갖다 대면 콘텐츠를 바로 전송할 수 있다. 친구가 갖고 있는 음악도 넥서스Q로 자기 집에서 즐기는 소셜 기능이 눈길을 끈다.
휴고 바라 안드로이드 제품 총괄은 “넥서스Q는 안드로이드와 구글 플레이를 결합한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컴퓨터”라며 “가전제품은 이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격은 299달러로 다음 달 중순 출시한다.
구글은 이날 영화·음악·e북 등 콘텐츠 소비에 초점을 맞춘 자체 브랜드 태블릿PC `넥서스7`도 발표했다. 모바일 앱과 각종 디지털 콘텐츠 장터인 `구글 플레이`와의 궁합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편리하게 살 수 있고 전자책 기능을 강화하는 등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구글 서비스와 하드웨어 기반 모바일과 가전제품을 묶어 언제 어디서나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하기 위해서다.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와 애플TV, 아이튠스를 연결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 콘솔 X박스360과 모바일 기기를 엮으려는 시도와 마찬가지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유통 인프라를 갖춘 글로벌 기업의 거실 점령전이 점점 뜨거워질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미국)=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