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가 밝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발표하고 LED 시장에 새 지평을 열었다.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는 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자사 특허 기술로 개발한 `엔폴라(nPola)`를 공개했다. 엔폴라는 종전보다 5배 이상 밝기를 높인 LED 파워칩이다. 발광효율이 500루멘(㏐/W)에 달한다. 기존 칩의 발광 효율은 100루멘 안팎이다. 60와트(W) 백열등 대체용 LED 전구는 지금까지 10~20개의 LED 패키징이 필요했지만 엔폴라를 적용하면 한두 개로 같은 밝기를 구현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자사 고유의 무분극(Non-Polar) 기술을 적용해 밝기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무분극 기술이란 LED 칩에 흐르는 전자의 극성을 없애 전자의 흐름을 빠르게 하는 기술이다. 전자 흐름이 빨라지면 빛의 전달도 빨라져 밝기가 개선된다.
이정훈 사장은 “무분극 기술은 전자의 극성 조절이 어려워 상용화가 힘들었다”면서 “세계 최초로 무분극 기술을 이용해 LED 양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기존 LED에 사용하던 사파이어 기판을 질화갈륨(GaN)으로 대체해 결함 밀도도 1만분의 1로 줄였다. 결함 밀도가 낮으면 제품 불량률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사장은 “엔폴라는 10년 이상 개발한 특허 기술의 산물”이라며 “향후 이보다 더 개선된 10배 더 밝은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 경쟁력도 앞선다. 엔폴라는 설비 투자비가 종전의 10% 수준에 불과하고 LED 패키징 수량도 적어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이 사장은 “그동안 LED 조명 산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완제품 가격도 높았다”면서 “엔폴라를 이용하면 10달러 이하 LED 전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반도체는 엔폴라 시생산에 착수하는 동시에, 몇몇 고객사와 조명 제품 개발을 협의 중이다. 신규 생산 설비도 확충한다. LED 조명을 시작으로 LCD TV의 백라이트유닛(BLU)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해외 전략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연내 시판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세계 최초로 청색 LED를 개발한 나카무라 슈지 미국 샌타바버라대 교수도 참석했다. 노벨물리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그는 서울반도체 고문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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