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음원업체들이 올해 안에 인터넷으로 구매한 음원의 복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구입한 음원을 다른 단말기에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해왔으나 최근 일본 정부가 콘텐츠 불법 다운로드에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을 내놓자 복사 제한을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4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빅터엔터테인먼트 등 음원업체들이 연내에 음원 복사 제한 기능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음원업체들은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권한관리(DRM)` 기술을 적용해왔다. 이 기능이 해제되면서 인터넷에서 구매한 음원을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다양한 단말기에 복사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복사 제한 기능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업체는 빅터엔터테인먼트 이외에 에이벡스그룹홀딩스, 워너뮤직재팬 등이다. EMI뮤직재팬과 유니버셜뮤직 등은 순차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며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는 폐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음원업체들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은 정부의 불법 복제 콘텐츠에 대한 규제 강화 방침에 부응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음원이나 영상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불법 다운로드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기로 저작권법을 개정했다. 음원 업계는 이번 법 개정으로 불법 복제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복사 제한 기능을 폐지해 침체된 음원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레코드협회에 따르면 불법 복제 음원이 만연하면서 일본 음원 시장은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음원 시장 규모는 719억엔으로 전년에 비해 16%가 감소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