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전사건으로 가동을 중지한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을 4일 허용했다. 고리 1호기 종합 점검 결과 안전성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3일 가동이 중단된 지 4개월 만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재가동을 허용함에 따라 바로 고리 1호기를 재가동할 수 있다. 하지만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력안전위의 안전성 점검결과와 안전운영 방향을 국민과 지역주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다음 적절한 시점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충분한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과거 원전 재가동이 허용되면 바로 재가동하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고리 1호기는 1977년 가동한 우리나라 최고령 원자력발전소다. 설계수명 30년이 지났지만 계속운전 승인을 받아 연장 가동 중이다. 계속운전을 하려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과 미국 규정을 만족하는 까다로운 안전성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한수원 말을 빌리면 고리 1호기는 설계수명은 지났지만 건물외벽과 원자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스템은 새 부품으로 교체한 생생한 원자력 발전소나 다름없다.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가동 중인 원전 435기 중 41%인 178기가 30년 이상 가동 중이고 40년 이상 된 것도 32기에 이른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세계에서 67기가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가동 중이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면 계속운전을 허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전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원전이 아무리 안전하다 하지만 관리자의 안전의식이 부족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원전 사고는 비행기 사고율보다 낮지만 한 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다. 지난 3월 고리 1호기에 왜 가동 중지 명령이 내려졌는지 늘 곱씹어야 한다. 원전 안전은 다름 아닌 국민과의 신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