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느 호텔이나 침대 옆 서랍에는 늘 성경책이 있다. 익숙했던 이 자리를 아마존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이 대신할 전망이다.
5일 CNN닷컴은 인터콘티넨털호텔 그룹이 글로벌 지사 업그레이드 정책의 일환으로 종이 성경책를 없애고 킨들에 성경책을 다운받아 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선 영국 뉴캐슬 인디고에 위치한 인터콘티넨털호텔 148개 룸에 적용한다. 킨들은 와이파이도 지원하기 때문에 성경 이외 다른 콘텐츠를 보길 원하는 고객에게는 킨들파이어 이용료와 추가 요금을 받을 계획이다.
아직 파일럿 프로그램이지만 인터콘티넨털호텔 그룹이 영국 뉴캐슬을 선택한 것은 이유가 있다. 뉴캐슬은 전통적으로 출판과 문예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영국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 위치해 있을 정도다. 이런 곳에 오는 고객들이 킨들을 통해 성경책을 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타 도시에서도 성공을 답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성서를 출판하고 보급하는 국제기드온협회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켄 스테판 대변인은 “사람들이 손으로 넘기면서 소중하게 다루는 성경은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다”며 “재밌는 아이디어이고 미래에는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종이 성경이 더 좋아보인다”고 밝혔다. 게다가 호텔 입장에서도 5달러 남짓인 종이 성경책에 비해 킨들은 139달러가 넘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인터콘티넨털호텔 인디고점은 프로그램 시작 첫 2주 동안 고객에게 성경 이외의 다른 콘텐츠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제공할 방침이다. 인터콘티넨털 측은 “향후 킨들을 적용할 지점을 확대할 것”이라며 “고객은 1만5000여개 콘텐츠가 있는 킨들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