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공계에도 이제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이 필요합니다.” 윤덕용 포스텍 부이사장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과학기술 연차대회` 기조강연에서 “부실한 일반교육 문제가 이공계 대학뿐 아니라 모든 대학과 교육전반에 만연하다”며 “교육과 연구의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한국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부이사장이 말한 `일반 교육`은 인문학·예술·사회과학·수학·자연과학 등 교양학(Liberal Arts)분야가 균형 있게 자리 잡은 교육을 뜻한다. 서구에는 어릴 때부터 대학교육 과정까지 일반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높은데 비해 우리나라 이공계 교육은 인문학을 포함한 일반교육의 비중이 낮다는 것이 윤 부이사장 생각이다. 윤 부이사장은 “미국 이공계 대학에서는 일반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학부 과정의 25%를 인문·예술·사회과학에 할애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 이공계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윤 부이사장이 인용한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자료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의 인문·사회·예술분야 학점 수는 전체의 25%, 22%다. 우리나라의 경우 포스텍 16%, 한국과학기술원(KAIST) 18%, 서울공대가 13%다. 교양담당 교수 비중도 MIT(16%), 캘리포니아 공과대학(17%)에 비해 포스텍(4.4%)과 KAIST(3.5%)가 낮았다.
윤 부이사장은 “MIT는 경제학·언어학·인지과학 분야는 세계 제일 수준이며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형태의 종합대학으로 발전했다”며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도 교육과 연구의 학문 분야 간 균형 있고 조화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해야한다”고 밝혔다.
윤 부이사장은 논어 문구를 빌려 “`배우기만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두워지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라는 말처럼 이공계에서도 일반교육을 통한 융합적 사고를 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과학기술연차대회는 윤 부이상의 기조 강연 외에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시상식` `한민족 과학기술자종합학술대회` `대학생 과학기술동아리 박람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대회 심포지엄에서는 `연구개발(R&D) 투자 100조원 시대의 새로운 과학기술정책방향` `이공계 대학에서 여성은 행복한가`란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토론이 이어졌다. 대회는 6일까지 진행되며 한민족 청년과학도 포럼(YGF) 발표, 대학생 과학기술동아리 창업 워크숍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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