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할 스마트폰에 깨지지 않는 일명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디스플레이를 채택한다. 언브레이커블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초기 제품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터치스크린 패널(TSP)에 사용되던 유리커버를 플라스틱 소재로 대체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플라스틱 커버의 언브레이커블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스마트폰을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가공 업체 선정을 마치고 현재 TSP 모듈을 양산할 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 커버를 사용하면 유리를 사용할 때보다 두께와 무게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 언브레이커블 디스플레이에는 깨지지 않는 물성 구현을 위해 0.1㎜ 두께의 플라스틱 커버가 사용된다”며 “최근 출시된 갤럭시S3 유리 커버 두께보다 5배나 얇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에 최대 0.5㎜까지 얇게 만들 수 있는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2를 사용했다.
터치 구현 방식은 커버 일체형(G1F)이 가장 유력하다. G1F는 산화인듐전극(ITO) 필름으로 구성된 두 개의 전극 센서층 가운데 하나를 커버에 부착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유리 커버 TSP는 유리에 곡선을 넣기 어려워 직사각형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유리보다 형태 가공이 쉽기 때문에 둥근 TSP 구현도 가능하다. 특히 G1F 공정으로 ITO 필름을 플라스틱 커버에 증착해 가공하면 곡선 형태의 TSP를 만들 수 있다. 업계의 또 다른 전문가는 “스마트폰 외관 디자인을 위해 도입하는 신기술”이라며 “디자인이 마케팅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반향에 관심을 끈다”고 설명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은 언브레이커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부품이다. 국내 최대 FPCB 업체인 인터플렉스는 최근 삼성전자의 언브레이커블 디스플레이에 탑재할 FPCB 개발에 착수했다. FPCB는 유연성 있는 구리막을 입힌 회로기판으로 구부러지는 특성이 있어 향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주기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완벽한 의미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은 조만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배터리와 안테나 등 단단한 부품을 유연하게 만드는 기술 개발이 더디기 때문이다. 정규성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과 노키아 등 몇몇 업체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험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량 양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부품 업계의 기술 개발 속도가 상용화 시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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