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는 사람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을 `나는 검색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로 바꿔서 생각하고 검색한다. 궁금하면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보고 길을 찾을 때나 음식점을 찾을 때도 머뭇거림 없이 바로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한다. 검색하면 내가 찾는 정보가 순식간에 검색창에 뜬다. 검색은 자신이 찾을 정보를 검색엔진이 대신 찾아주는 것이다.
검색하면 할수록 검색하는 스타일을 검색엔진이 검색 패턴으로 판단하기 시작한다. 다음에 유사 키워드를 입력하면 이전에 찾았던 검색 패턴이나 스타일을 판단하고 여기에 상응하는 정보만 찾아준다. 검색된 정보는 사실 검색엔진이 차려준 검색 식단 가운데 하나다. 검색엔진에 길들여질수록 다르게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차단된다. 다른 정보를 봐야 다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검색엔진이 차려준 정보식단은 검색하는 사람의 정보 검색 습성에 맞는 정보만 검색해서 보여주기 시작한다. `생각조종자들`이란 책을 쓴 엘리 프레이저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에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 존재한다고 한다. 필터 버블이란 인터넷 기업이 개인의 인터넷 포털 서비스 사용 경향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포털 서비스를 제공할 때 개별 사용자가 볼 수 있는 검색 결과의 폭이 좁아지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인터넷 기업 구글을 비롯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사용자 개인의 과거 정보 검색 성향이나 패턴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 큐레이션(social curation) 서비스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흘러다니는 무수한 정보 가운데 사용자가 선호하는 정보만 편집 가공해서 전달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사용자는 정보를 힘들여 찾는 수고를 덜어주는 편리한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다른 정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원천 차단됨으로써 균형 잡힌 생각과 판단력을 상실할 수도 있는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책을 찾아보고 발품을 팔아 직접 현장 정보를 찾으면서 부수적으로 검색해보자. 검색에만 의존하면 검색된 정보의 질적 속성을 스스로 판단하고 검증할 능력이 생기지 않는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