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KT가 `해외 시장 진출 확대`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휴대폰 이용률이 105%에 달할 정도로 성장잠재력을 소진한 우리나라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KT는 사내 각 분야 전문가들을 선발·양성해 460명인 글로벌 인재풀을 2015년까지 1600명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김홍진 KT 글로벌&엔터프라이즈(G&E) 운영총괄 부사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5년까지 글로벌 매출을 3조9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내수 시장에만 머문 통신기업의 한계를 벗어던지겠다는 목표다.
KT의 2015년 매출 목표는 40조원이다. 이 중 10% 가까이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겠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1년 글로벌 매출은 7000억원가량으로 전체 매출 중 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김 부사장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네 가지 전략을 소개했다. △지분투자와 공동 경영 △해외 통신사와 신사업 제휴 △다른 분야의 일류 기업과 파트너십 △그룹 계열사·중소기업 역량 발굴 등이다.
김 부사장은 “과거처럼 투자와 사업을 따로 하는 게 아니라 투자한 회사 경영을 지원해 키워나가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 더 넓은 지역·다른 분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각 계열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훌륭한 글로벌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를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는 `CDBOT(Consult-Design-Build-Oprerate-Transfer)`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해외 지역 단위로 전문조직도 만들었다. 아시아·유럽·아프리카·미주 등 각 지역을 담당하는 조직을 갖췄다. `글로벌 상비군 인력제`도 도입해 2015년까지 글로벌 인재를 1600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 중 1000명은 해외에서 근무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사업을 프로젝트 기반으로 하는 것에서 지역 단위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한국의 통신회사가 아닌 글로벌 ICT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계 정비”라고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통신기업 텔콤 지분투자와 관련해 “아직 포기하지 않겠다”며 “몇몇 외신에서 언급하는 텔콤 국유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