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갤럭시S3 구입을 위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찾은 오모씨는 직원으로부터 단말기 출고가가 102만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대리점 직원은 “갤럭시노트보다 3만원 정도 비싸다”며 “쿼드코어 CPU에 2GB 램(RAM) 등 대폭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거짓말이었다. 갤럭시S3 롱텀에벌루션(LTE) 모델 출고가는 99만4000원이다. 여기에 이통사별로 단말기 할인이 추가된다. SK텔레콤·KT는 LTE52(5만2000원)·62(6만2000원) 요금제에서 각각 12만원과 15만원을 할인해준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 구분없이 8만4400원을 깎아준다. 실제 단말기 할부원금은 84만4000~91만원인 셈이다. 오씨가 들은 102만원은 이통사 공식 보조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웃돈을 얹은 셈이다.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3 인기에 편승한 일부 대리점의 바가지 상술이 기승을 부린다. 휴대폰 가격표시제·페어프라이스 등 정부와 이통사가 이 같은 상술 근절을 위한 제도를 도입했지만 무용지물이다. 이통사의 유통망 관리 능력이 또 한 번 허점을 드러냈다.
일부 이통사 대리점의 바가지 상술은 갤럭시S3 초기 폭발적인 수요를 공급량이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갤럭시S3는 출시 첫날 5만대가 넘는 개통 신기록을 세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장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생각 이상으로 많아 삼성전자와 초기 물량 공급을 확대하는 협의를 진행할 정도”라고 말했다.
대리점 횡포는 출고가 자체를 높게 부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통사가 공지한 갤럭시S3 공식 단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직장인 김모씨가 최근 찾은 한 이통사 대리점에선 “출고가 99만4400원에서 대리점 할인으로 일정 금액을 깎아드리겠다”며 3만~4만원 할인된 출고가를 제시했다. 일부 통신사가 일률적으로 깎아주는 8만4400원 보조금보다 5만원 가까이 적은 금액이었다.
이들 대리점은 고객이 통신사 할인 보조금 정보를 모르면 오히려 생색을 내며 통신사 공식 보조금 일부를 챙겨간다. 반대로 정보가 많은 고객에 공식 할인금을 제시하며 고객을 차별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사가 갤럭시S3 판매 시작과 함께 공지한 보조금은 유통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이 아니라 100% 고객에게 돌아가야 하는 할인금”이라며 “그 금액 중 일부를 대리점이 떼어가는 건 사실상 사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