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자 美 진출…내달 현지 법인 설립

두산전자가 다음달 세계 IT 산업의 심장부 `실리콘밸리`에 입성한다. 글로벌 IT 기업 공략 및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미국 현지 법인을 세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전자는 최근 이사회에서 미국 법인 설립을 결정하고 내달 말까지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산호세에 두기로 했다. 법인장으로는 이민수 박사가 내정됐다.

두산전자가 직접 미국에 진출하는 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중국·대만·일본·싱가포르에 영업 사무소를, 한국·중국에 생산 기지를 각각 두고 있다.

두산전자는 국내 최대 동박적층판(CCL:Copper Clad Laminate) 기업이다. 동박적층판은 스마트폰·스마트패드·TV 등 전자제품의 신경망으로 불리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다. 스마트폰을 더 얇게 만들거나 반도체 등 부품 성능을 극대화하는데 필수다.

두산전자는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인텔·애플·아마존 등 대형 IT 기업들이 위치한 미국에서의 신속한 대응이 필수로 보고 이번 진출을 결정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연구개발을 맡은 이민수 박사를 미 법인 수장으로 정했으며 조직도 마케팅 인력을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두산전자 관계자는 “미국 법인은 고객 밀착 대응 및 신규 사업 발굴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두산전자는 오는 2017년 하이엔드 CCL 분야 세계 1위 도약을 목표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창수에 38년 만에 해외 첫 생산 기지도 열었다. 창수 인근에는 삼성전기·트라이포드·유니마이크론 등 주요 PCB 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두산전자 CCL은 애플 뉴아이패드에 공급 중이며 최근엔 미국 반도체 회사로부터 승인을 받아 신규 거래가 기대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두산 전자사업 부문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실적에 호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