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경영으로 자리 잡은 전자책 업체 `아이이펍`

“사업 시작할 때 수중에 7만원 있었습니다. 노트북 2대도 7년 전에 쓰던 거예요. 대학도 스무살 때 중퇴했어요.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원천은 가족의 힘입니다.”

아이이펍은 사장 부부와 동생 부부가 함께 일하는 가족 기업이다. 김철범 아이이펍 사장(오른쪽 두 번째)은 “가족이다 보니 믿을 수 있고 서로 통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이이펍은 사장 부부와 동생 부부가 함께 일하는 가족 기업이다. 김철범 아이이펍 사장(오른쪽 두 번째)은 “가족이다 보니 믿을 수 있고 서로 통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7만원으로 시작해 월 매출 4000만원이 넘는 전자책 알짜기업을 키운 `아이이펍` 김철범 대표의 말이다. 아이이펍은 직원 7명 중 4명이 가족이다. 김 대표와 결혼하면서 도서관 사서의 길을 접은 아내 최경화 이사, 처남인 최시대 본부장, 처남댁인 전지현 편집 디자이너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똘똘 뭉쳐 전자책 업계에선 유일하게 기획에서 제작, 배포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아이이펍은 전자책 출판 업계 최초로 기술보증기금에서 벤처 인증을 받았다. 전자책 규격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국제전자출판포럼(IDPF) 회원 명부에 올해 초 이름을 올렸다. IDPF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구글 등 전 세계 전자출판을 쥐락펴락하는 기업이 참가한 민간 컨소시엄이다. 우리나라는 인큐브테크, 한국교육학술보원, 아이이펍 단 3곳만 등록돼 있다.

김 대표는 아이이펍을 만들기 전에도 10번 이상 창업했다. 그가 만들었던 인터넷 쇼핑몰 `스쿠바 마트`는 아직도 스쿠버다이빙 장비 수입 할인마트로 유명하다. 애완 사업 관련 특허도 10여개 넘게 갖고 있다.

그는 “벤처 창업해서 망했던 적이 있는데, 아내가 첫째 아이를 임신한 때였다”며 “치킨이 먹고 싶다는 데 주머니에 `만원 한 장`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또 “한국 생활 정리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샌드위치 가게인 `퀴즈노스`를 했는데 경제 상황이 안 좋아 망했다”고 말했다. 전자책 전문업체로서는 선두권이지만 그는 힘들었던 때를 잊지 않는다. 자신처럼 처음 시작하는 1인 전자 출판사들에 이펍 제작 기술을 지원한다. 기술 자문도 발 벗고 나선다.

한국을 알리는 전자책 제작 일도 하고 있다. 아이이펍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전자책 제작 및 자료실 구축 계약을 맺었다. 재단이 발간하는 `코리아나`와 `코리아포커스`는 8개국 언어로 160여 개국에 배포한다. 코리아포커스는 종이책 발간을 중단하고 올해부터 아이이펍이 만든 전자책만 발간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