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마트폰 '유틸리티 앱'에 일본 반했어~

일본 아이폰 사용자 3명중 1명은 사용중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은 단번에 돈을 벌 수 있지만 수명이 짧습니다. 반면에 유틸리티 앱은 습관적으로 쓰게 되면서 오래 가지요.”

앱 전문 개발사 인사이트미디어가 오는 18일 일본 법인을 설립한다. 유정원 인사이트미디어 대표는 “전체 앱 매출 중 일본 시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법인 설립을 완료하면 일본 이통사와 협력해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원 인사이트 미디어 대표가 `라디오알람` 앱을 보여주고 있다.
유정원 인사이트 미디어 대표가 `라디오알람` 앱을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는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발한 앱의 인기는 상당하다. 한국·일본 아이폰 사용자 세 명중 한 명은 인사이트미디어의 앱을 쓰고 있다. KT에서 매주 내놓는 `앱스토어 유료 앱 분석` 보고서의 `상위 100개 유료 앱 순위에 가장 많은 앱이 등록된 개발사`에서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컴투스·게임로프트 등 모바일 게임 개발사와 애플이 그 뒤를 잇는다.

인사이트미디어는 게임이나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보다 스마트폰을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유틸리티 앱이 주력상품이다. 가장 인기있는 앱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관리하기 위한 `i사진폴더`와 라디오·알람기능을 결합한 `라디오알람`. i사진폴더 앱은 편리한 폴더 구분과 함께 `고스트 비밀번호`를 설정해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고 비밀스럽게 사진을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달러인 이 앱의 내려받기는 120만건을 넘겼다. 유틸리티 앱 하나로 12억원 넘게 벌어들였다.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알람으로 틀어주는 라디오알람 앱도 250만건 내려받기 중 80만건이 유료다. 전체 매출 중 일본 앱스토어 실적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유 대표도 예상치 못한 인기였다.

“왜 일본에서 인기가 그렇게 많은 지 모르겠어요. 아마 개인 사생활을 극도로 중시하는 일본 문화와 코드가 맞은 것 같습니다.”

유 대표는 삼성SDS 웹마스터를 시작으로 싸이월드·야후·다음·NHN 등 인터넷기업을 거쳐 200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혼자서 인사이트미디어를 창업했다. 스마트폰이 본격 확산된 이후 포털의 기획 경험을 살려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서비스를 궤도에 올리고 꾸준히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숱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준비했다.

유틸리티 앱은 회사를 유지하고 키워나가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이었다. 지금은 주 수익원이 돼 차기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반이 됐다. 직원 29명인 인사이트미디어는 올해 40억원 이상 매출을 목표로 한다.

유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원래 목표였던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며 “페이스북도 모바일에 진출하는 건 시작 단계라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틸리티 앱 역시 계속 내놓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내놓은 앱만 30개가 넘어 직원 수보다 더 많다. `자연의 소리` `메일 잠금이` `뮤직플레이어 올인원` 등 대부분 단순하면서도 편리한 앱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