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기술은 우주과학이나 생명과학과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전반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이제 SW 기술이 우리 문화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주변 세상과의 기본적인 소통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ICT 거버넌스 새판을 짜자] 서강대 서정연 교수 `SW 백년대계가 필요하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207/307095_20120715180816_070_0001.jpg)
그동안 컴퓨터과학이 새로운 형태의 산업을 창출했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방법을 제시한 사례는 너무나도 많다. 제조업 전반에 걸쳐서 경쟁력을 잃어가던 미국에서 애플 같은 회사도 SW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기기 및 콘텐츠 유통 비즈니스를 창출해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제 디지털시대를 맞이해 컴퓨터과학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09년 6월 18일 미국 의회는 매년 12월 둘 째주를 컴퓨터과학 교육주간으로 선포하면서 초중고 교육에서 컴퓨터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컴퓨터과학은 수학과 같이 모든 과학과 공학의 핵심적인 기초요소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현대 산업 경쟁력의 키워드인 융합기술의 핵심에도 SW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공학과 기술의 응용학문의 기초로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듯이 이제 컴퓨터과학도 초등학교와 중등교육에서 가르쳐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SW 전공의 기피현상이 심화되어 왔다. 그 결과는 향후 10년 뒤에 국내 업체들에 SW인재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것은 그대로 국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SW는 산업·문화·교육의 측면 등 분야별로 정책기관이 중첩되면서 정책 방향의 일관성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SW 기피현상도 이러한 통합 정책 부재의 탓이 크다.
SW가 가진 산업·문화·기술 측면에서 복합성이 잘 고려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SW를 단순히 하드웨어의 부속물이나 종속물이 아닌 그 자체가 최종 목적물이자 무형의 인프라라는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SW와 이와 관련한 기기, 네트워크, 콘텐츠 등 여러 영역을 통합해 추진할 수 있는 정책 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인재 양성 측면에서는 체계적인 컴퓨터과학 교육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전문적인 교사들을 길러내야 하고, 학생들이 컴퓨터과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특히 국가 전략 측면에서는 마치 축구 영재를 발굴해 국가적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선수를 양성하듯이, SW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재들을 키워낼 필요가 있다. 정보올림피아드와 같은 공인된 SW경진대회를 활성화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인된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영재들이 보다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의 기회를 만날 수 있도록 대학 특례입학 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SW 인재를 키워나가는 것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다. SW의 미래 가치를 분명히 인식하고 정책과 제도의 대변혁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SW 경쟁력 강화를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는 전담부처가 만들어지고 SW 백년대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서정연 서강대 교수 seojy@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