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또다시 자존심을 구겼다. 야심차게 내놨던 주력 스마트폰이 미국 시장에서 절반 가격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까지 맺은 플래그십 제품이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에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노키아는 15일(현지시각) 주력 스마트폰 `루미아 900`을 AT&T를 통해 출시 가격의 절반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MS의 모바일 운용체계(OS) `윈도폰7.8`을 기반으로 당초 99달러에 출시됐지만 이번 결정으로 49.44달러로 가격이 반토막 났다. 노키아는 이번 결정이 제품 주기 관리를 위한 정책으로 스마트폰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노키아의 가격 인하가 삼성전자나 애플 등 경쟁업체에 밀려 하락하는 시장 점유율과 실적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했다.
노키아는 지난 1분기 핸드세트 사업 부문에서 1억2000만유로(약 1680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2억3000만유로(약 3230억원)가량으로 손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루미아900은 MS와 제휴를 맺은 이후 내놓은 전략 대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MS가 내놓을 차기 모바일 OS `윈도폰8`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구매 열기가 식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4월 제품 개발을 발표하면서 업그레이드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 제품 출시 이후에는 지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