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가나요? 스마트폰 안 터질수도 있는데…

코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이 `모바일 통신대란`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지난 주 올림픽 공식 이동통신사가 불통 사태를 일으켜 수백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지 이동통신사 오투(O₂) 모바일 네트워크가 장애를 일으켜 런던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760만명이 24시간 이상 통신이 두절되는 불편을 겪었다.

통화는 물론이고 문자메시지 전송이나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지면서 피해보상 요구가 빗발치는 등 소동이 일었다. 오투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테스코 모바일 가입자까지 피해가 확산됐다. 오투 측은 “전화번호가 제대로 등록되지 않는 등 네트워크 시스템 장애가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런던시 당국은 당황했다. `완벽한 준비`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하필 올림픽 공식 이통사로 지정된 오투에서 불통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5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런던 일대에 50만개의 무료 와이파이존을 설치했다. 오투는 스페인 이통사 텔레포니카의 영국 자회사다.

현지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관람객들이 올림픽 스타디움을 벗어났을 때다. 올림픽에 대비해 시설 투자가 이뤄진 스타디움 주변과 달리 이외 지역은 인프라가 낙후됐기 때문이다. 스티븐 하틀리 오붐텔레콤 전략 담당 분석가는 “관람객들이 수년 전 수용 한계를 초과한 영국의 낡은 인프라에 접속할 때 문제는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과 같은 세계적 행사가 열릴 때면 모바일 불통 사태가 반복된 전례가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도한 트래픽에 따른 통신 대란이 재연될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