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파문으로 세계적 지탄을 받고 있는 영국 금융 중심지 `시티 오브 런던`이 IT·미디어 기업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시티)에 입주한 IT·미디어 기업 임차면적이 73만1000평방피트(약 6만800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36만7000평방피트의 두 배가량 이다. 상반기 기준 시티 지역 IT·미디어 기업 임차면적은 2009년 29만5000평방피트 이후 4년 연속 증가세다. 스카이프, 오라클, 익스피디아, 그루폰 등 세계적 IT 기업과 블룸버그와 뉴스코퍼레이션, 다우존스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상반기 시티에 둥지를 틀었다.
IT·미디어 기업이 시티를 선호하는 것은 접근성과 인프라가 우수하면서도 임대료가 주변 지역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최저치를 기록했던 2009년 이후 시티 지역 임대료는 평방피트당 42.50파운드에서 현재 55파운드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주변 지역인 코벤트 가든은 45파운드에서 65파운드로, 메이페어는 65파운드에서 95파운드로 뛰었다.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금융기관들이 자산을 매각하거나 직원을 줄이는 등 규모 축소에 나선 결과다.
덕분에 시티 지역에서 새로운 사무실을 임대하는 IT·미디어 기업 비중은 2007년 10%에서 올해 상반기 27%로 급상승했다.
시티 오브 런던은 우리나라 여의도와 비슷한 국제금융지구로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잉글랜드(BOE) 등 600여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자산관리그룹 나이트 프랭크의 브래들리 베이커 수석연구원은 “시티로 유입되는 IT·미디어 기업은 과거 런던 서부지역에 머물렀었다”면서 “이제 시티는 금융 독점지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상반기 시티 지역에 입주한 주요 IT·미디어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