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시리즈를 마치며

본지는 지난 4월 통신 시장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망 중립성 정책 수립과 관련해 합리적 대안 도출을 위한 `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 시리즈를 시작했다.

시리즈가 진행되던 지난 6월에는 카카오가 `보이스톡` 전면 허용을 발표해 망 중립성 논란이 한층 가열됐다.

본지는 시리즈에서 핫이슈로 부각된 망 중립성 논란의 실체를 파악하고 이해당사자인 망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제조사의 요구와 주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각 사업자는 망 중립성이 내포한 원칙과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지만 입장이 엇갈리는 항목에서는 양보없는 공방전을 펼쳤다.

지난 4개월간 유·무선 데이터 이용량(트래픽) 폭증 실태 점검을 시작으로 망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제조사가 처한 현실도 고찰했다. 그 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국가의 망 중립성 현황도 살펴봤다.

`한국형 망 공존`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다양한 스마트 생태계 참여자는 물론이고 각계 전문가의 가감없는 의견을 수렴했다. 특정 사업자의 이해 관계는 철저하게 배제했다.

시리즈에서 소개한 것처럼 망 사업자는 물론이고 콘텐츠 사업자, 제조사 모두 스마트 생태계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무절제한 훼손과 남획이 자칫 생태계 전체를 황폐화하는 공유자원의 비극 우려도 마찬가지다.

유·무선을 막론하고 초다량 이용자(헤비 유저) 망 독점 현상 등 왜곡된 망 이용 행태를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초다량 이용자의 망 독점이 대다수 소수 이용자 망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음을 수치로 소개했다.

현행 정액제 요금체계는 소수 초다량 이용자를 위해 대다수 소량 이용자가 요금을 보전하는 불합리한 요금 구조라는 점도 분명하게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금기시된 총량제 공론화로 이어졌다. 초다량 이용자의 망 독점이라는 왜곡된 이용 행태를 바로잡고 이용자 간 차별을 최소화하고자 기존 정액제를 총량제로 변경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이와 동시에 망 이용 형평성과 망 관리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경제적 관리제도와 기술적 관리 제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특히 초다량 이용자에게 추가 과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제적 관리 제도를 적용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가 지난 2001년 7곳에서 2010년 25곳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하고 망 관리가 글로벌 트렌드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 이동통신 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올(all) IP 시대를 앞두고 이용한 데이터양에 따라 원가에 근거해 정당한 요금이 부과되는 요금제가 바람직하고 구체적 대안으로 데이터 이용대가를 현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12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음성 위주 현행 통신요금 체계를 데이터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중지가 모였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대다수의 소량 이용자를 보호하고 트래픽 과부하를 막으려면 데이터를 쓴 만큼 요금을 내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마련한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에도 트래픽 관리 기준 등 시리즈에서 제시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인 게 망 자원의 합리적·효율적 이용을 위해 망 사업자가 기준에 따라 망 이용을 제한하거나 차단하는 등 트래픽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망 중립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속도를 내는 것 못지 않게 신중함도 담보돼야 한다.

`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 시리즈는 마치지만 지속적인 ICT 생태계의 성장·발전을 도모하는 한국형 망 중립·망 공존 철학과 원칙이 수립되길 기대한다.

본지는 차후에도 우리나라 ICT 생태계가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 망 중립 혹은 망 공존 해법을 도출하는 데 일조할 것임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