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는 기업이 아니라 펀드에 투자한다. 그래서 `펀드를 위한 펀드(Fund-of-Funds)`라고 부른다.
정부 주도로 2005년 6월 말 한국모태펀드가 결성됐다. 벤처산업 활성화 일환이다. 고위험 고수익(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벤처가 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은행은 고위험을 감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벤처 거품이 꺼진 후 벤처펀드 결성이 어려웠다. 민간과 기관이 `벤처는 아니다`고 봤다.
펀드가 결성되지 않자 벤처 자금줄이 막혔다. 모태펀드가 등장해 위험 분담에 나서자 연기금 등 기관이 움직였다. 모태펀드 성과다.
모태펀드가 탄생한 지 만 7년이 지났다. 모태펀드는 벤처 투자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공을 세웠다. 사실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1조5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이제 성과가 궁금하다. 안타깝게도 접근이 쉽지 않다.
모태펀드를 관리·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는 벤처투자(VI)인덱스라는 것을 만든다. 전체 펀드 예상회수율을 파악해 수치로 공개한다.
그것이 성과 공개의 전부다. 어느 펀드가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최근까지 회수 자금 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다. 한국벤처투자가 정부 예산을 집행함에도 말이다.
지난 2009년 감사원은 한국벤처투자를 대상으로 한 감사에서 모태펀드에 출자해 결성한 펀드가 서류를 허위로 꾸며 특정 업체를 밀어주거나 대기업 계열사에 편법 투자한 사례를 적발했다. 당시 14개 벤처캐피털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 제재 조치를 내렸다.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운용을 기대하며 탄생했다. 하지만 아직 외부에서는 객관성과 투명성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한다. 이를 입증하려면 한국벤처투자는 더욱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김준배 벤처과학부 차장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