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열풍이 대학가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대학과 기관이 앞장서서 창업을 독려하던 과거와 달리 대학생 스스로 창업 조직을 꾸리고 관련 행사를 주최하는 등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학생 창업조직은 전국학생창업네트워크(SSN:Student Startup Network)다. 전국 44개 대학 69개 창업동아리가 모인 SSN은 경기·경상·충청·전라·서울·강원 전국 6개 지부를 갖춘 대학생 창업 조직으로 5월 교과부 학생창업 페스티벌 공동 주최로 주목받았다. SSN은 여름방학 중 전국 대학생 대상 창업캠프를 여는 것을 비롯해 10월 교과부 산학연 엑스포 창업 관련 행사 기획에도 참가한다.
학생 열의도 대단해 매주 일요일, 전국에 흩어진 임원이 한 자리에 모여 활동 계획을 논의한다. SSN은 올해 말까지 가입 동아리 수를 100개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론 해외 지부도 설립해 대학생 중심 글로벌 창업네트워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공동창업자 매칭이란 특화된 컨셉트로 활동 중인 `스타트웨이브(Startwave)`는 서울대 재학생(김종우·김종호·최동언·최희민군)이 주축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공동창업자 매칭프로그램 파운더숩(Foundersoup)을 모태로 한 스타트웨이브는 개발자와 디자이너, 기획자를 한자리에 모아 창업을 함께 할 파트너를 연결한다. 좋은 공동창업자를 만나는 것이 창업 성공의 시작이란 것이 스타트웨이브의 설명이다.
6월 발대식을 겸한 콘퍼런스로 활동을 시작한 스타트웨이브는 8월 개발자와 디자이너 대상 멘토링 및 네트워크 파티, 9월 아이디어 피치와 해커톤으로 본격 활동에 나선다.
대학생이 기획한 창업경진대회도 열린다. 연세대·고려대 창업동아리 `인사이더스(INSIDers)` 주최로 `창업아이디어 지원대회(PMU:PICK ME UP 2012)`가 열린다. `대학생이 만든 진짜 창업경진대회`를 표방하는 PMU는 벤처캐피털(VC) 직접 연계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VC의 직접적인 조언과 투자, 인큐베이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창업 관심 고조 속에 한동안 침체기를 걷던 대학 창업동아리도 제2 전성기를 맞았다. 서울대 학생벤처네트워크(SNUSV) 올 1학기 신입생은 50여명. 지난해 대비 선발 학생은 물론이고 지원자 수도 크게 늘었다. 가장 큰 변화는 동아리 신입생들의 창업에 대한 의지다.
진희경 SNUSV 대표는 “인맥 쌓기용 동아리 활동이 아닌 창업 아이템을 가다듬고 파트너를 찾기 위해 동아리에 가입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근식 연고대 창업동아리 `인사이더스` 대표(고려대 경영학과)는 “올 1학기 동아리 신입생 지원자가 100명으로 지난해 2학기 대비 두 배 가량 늘었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창업에 대한 이야기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표]대학생 주축 창업관련조직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