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계에 오픈소스 기반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 `오픈플로`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 기술은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통신망에 주로 쓰인다. 통신 운영비용을 10~30%까지 낮출 수 있고 통신 설정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 산업계 전반에 확산 중이다.
17일 닛케이산업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업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오픈플로 도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중에서는 물류업체인 일본통운과 욕실용품 전문업체 토토(TOTO), 광학기기업체 호야(HOYA) 등이 대표적이며 학계에서는 가나자와대학이 스타트를 끊었다.
일본통운은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플로를 지원하는 NEC 통신 장비를 데이터 센터에 도입하고 있다. 올 들어 일본 내 데이터 센터를 연결하는 통신망에 도입했으며 내년부터 해외 시스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기존 서버를 증설할 때마다 통신 설정 작업을 외부 시스템 회사에 위탁했지만 작업 시간이 수일씩 걸리고 매회 비용도 100만~200만엔 정도 들었다. 그러나 오픈플로를 도입한 이후에는 자사 직원이 PC 화면에서 설정을 변경하는 것으로 완료돼 추가 비용 없이 짧은 시간에 작업을 완료하게 됐다.
가나자와대학 부속병원은 영상 진단 장치에 연결된 전자 의무기록 터미널 등 병원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오픈플로로 전환하고 있다. 우선 신설된 임상연구동에 NEC 장비를 도입했으며 2014년 말까지 약 1700개 터미널을 모두 연결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완료되면 영산 진단장치를 업데이트해도 통신기기 설정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될 전망이다. 병원 측은 오픈플로를 도입하면 관련 시스템 운영비용이 10~15%가량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토토는 오픈플로를 외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 회사는 이달부터 오픈플로를 활용하는 NTT커뮤니케이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일본은 물론이고 해외 생산과 판매 등 업무 시스템에 적용할 계획이다.
호야도 국내외 시스템을 NTT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전환, 수년 내에 전체 시스템에 적용할 예정이다.
관련 서비스 업체들도 시장 확대에 대비해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NTT커뮤니케이션은 국내외에 구축된 데이터센터에 오픈플로를 적용한다. 지난달에는 일본과 홍콩, 올해는 동남아시아와 미국, 영국 등 8개국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장할 예정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