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16.8% 전기요금 인상안이 전기위원회 심의 벽에 또다시 부딪혔다.
전기위원회는 17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한전이 제출한 전기요금 인상안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 종별 요금 형평성 미고려, 경영쇄신을 위한 한전 자구책 미비다.
김종호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은 “앞서 인상안 부결 시 지적했던 부문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인상폭이 높아진 안건이 올라온 만큼 전기위원 쪽에서 승인이 어려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전기위원회는 지난달 8일 평균 13.1% 인상을 골자로 한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부결했다. 이에 한전은 평균 10.7% 요금 인상과 6.1%의 연료비 연동제 미수금 보전을 포함한 16.8%의 요금인상안을 제출했다.
이번 인상안 부결로 정부와 한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6.8% 인상안 작성과정에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4%대의 인상안을 맞춰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전은 두 자릿수 이상을 고수했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위해 또다시 이사회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번이 세 번째다. 19일로 예정된 정기이사회가 인상안을 재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전기위원회 한 관계자는 “한전이 이번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이사들의 업무상 배임과 소액주주들 간의 관계 우려를 언급했지만 소액주주도 국민이고 전기 소비자도 국민”이라며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국가적 차원에서 수용할 수 있을 만한 인상안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전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부결안을 수용할 것인지는 전기위원회로부터 공식 결과통보를 받은 후에 결정할 문제”라며 “19일 정기위원회에 재차 논의될 가능성이 있고 인상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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