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타임을 이용하려면 AT&T 고객센터에 연락하라는 메시지(왼쪽)가 뜨는가하면 개인용 핫스팟 설정에는 페이스타임이 아예 꺼져있도록 설정돼 있다(오른쪽).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아이폰 무료 영상통화 `페이스타임` 추가 과금을 놓고 격돌했다. 카카오의 `보이스톡`을 둘러싼 국내 이통사 간 논란과 비슷한 양상이다. 애플 텃밭인 미국시장에서의 결정이 다른 나라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3위 이통사인 스프린트넥스텔은 18일(현지시각) 아이폰 페이스타임에 과금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경쟁사인 AT&T는 추가 과금을 하기 위한 수순으로 차기 아이폰 운용체계(OS)인 `iOS6 베타3`에서 접속을 차단했다.
스프린트넥스텔 대변인은 “우리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신뢰를 보내는 고객을 배반하지 않겠다”며 “즉, 어떤 애플리케이션도 과금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은 “아직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며 한 발 빼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업계는 버라이즌이 3G 이동통신 데이터 통화를 와이파이 신호로 변화시키는 `개인용 핫스폿` 기능에 추가 과금을 하지 않아 페이스타임 역시 무료로 진행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내놓았다. AT&T는 개인용 핫스폿 이용 시 5GB에 50달러를 받는다.
미 이통사들 사이에서 과금 논의가 급격히 진행된 것은 AT&T가 페이스타임의 과금 준비를 하는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다. AT&T는 아이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iOS6 베타3` 버전을 업데이트하면서 페이스타임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기본 설정을 바꿨다. 페이스타임을 사용하려면 AT&T 고객센터에 연락하라거나 개인용 핫스폿 설정에 아예 페이스타임을 꺼뒀다.
WSJ는 이를 과금을 위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AT&T는 공식적으로 “과금체계를 놓고 애플과 논의 중”이라고 발표, 논란에 불을 댕긴 셈이 됐다.
아세이 사르마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페이스타임 데이터이용량은 분당 1.5~7.5MB 수준”이라며 “하루에 5분만 사용해도 1GB는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통사들이 새 공유요금제 등을 속속 내놓는 만큼 추가 협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